나는 발렌타인데이를 초콜렛 제고 떨이를 위한 날 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올 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가 아니라.
실은, 지난번 만든 tort 레시피가 실린 잡지에 발렌타인 데이 기념으로 초콜렛을 이용한 이런 저런 레시피들을 보고 만들어야지 하고 사 놓은 재료들이 있어서, 더 미루다간 버릴것 같은 재료들 처치겸 핑계김에 만들게 되었다.
Nanaimo Bars는 Nanaimo라는 캐나다에 있는 어느 마을이름을 따서 만든 건데, 1940년 중반에 Mabel Jenkins라는 가정주부가 Ladysmith and Cowichan Women's Institute Cookbook이라는 요리책에 기고한 것이라고 한다.
맛이 딱 미국 사람들이 좋아 할 만한 맛이다. 달고 한입 먹으면 묵직한 그런 느낌.
아주 차갑게 식혀 먹는게 맛있다.
나는 전날 밤에 만들고 사진 찍고 냉장고에 넣어 둔 후 그 다음날 가져갔는데, 사진 찍으며 맛 본것 보다는 며칠 지난 후 냉장고에서 꺼내 먹은게 모양도 잡혀 있었고 맛도 훨씬 더 맛있었다.
이건 굽지 않고 만드는건데, 원래는 레시피를 올리려 했으나,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가 아니라서 이걸 올려도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안 올리기로 했다.
어차피 한국에서는 재료 구하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내 입맛에 딱 맞지는 않기도 하고.
또 한가지 이유는 여기에 인스탄트 푸딩과 과자가 들어가는데, 그렇게 미리 만들어 진 재료로 하는 요리법을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이유중 하나가 들어가는 재료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도 있는데, 그런 미리 만들어 진 과자 같은것이 순수 홈메이드에 흠집을 내는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그런 레시피는 피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입맛이 까다롭거나 건강식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거나 길거리 음식은 안먹는다거나 인스탄트 음식을 피하는것 아니다. 단지, 기왕 만드는건데 되도록이면 미리 가공되지 않은 재료를 쓰고 싶을 뿐.
애초에 만든 목적은 사무실에 가져 가기 위해서 였다. 집에서는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요새 우리팀은 무척 바쁘다.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 오는것도 모자라서 갑자기 바뀌는 계획들과 덤으로 밀려드는 일거리들.
휴식시간이란 단어는 잊은지 오래 전. 점심시간은 무언가요 - 하는 상황.
발렌타인 핑계 삼아 남는 재료도 처치할 겸 인심도 쓸 겸 만들어, 신랑을 위해 한 접시 남겨두고 나머지는 사무실로 가져갔다.
아침 회의 시간에 발렌타인 데이 후식 가져다 놓았으니 먹어 보라 그러고선 happy valentine's day 하고 멘트 날려 주시고.
헌데, 두어시간 후 갑자기 일어나는 두통과 울렁거림.
도저히 있을 수가 없어서 염치 불구 그 바쁜 와중에 조퇴를 하고 집에 와 한숨 자고 일어 나니, 혹시 내가 만든거에 이상이 있어서 식중독이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가 보니 다행히 그릇도 깨끗이 비워져 있고, 달리 아픈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빈 그릇앞에는 happy valentine's day to you too 라고 적힌 냅킨이 놓여 있었다. 글씨체로 봐서 우리 팀원 일원으로 짐작이 간다.
나는 여전히 발렌타인데이를 특별한 날이라고도 초콜렛이나 꽃을 주고 받는 날이라고는 생각 하지 않지만,
가끔은 핑계 삼아 작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거나 할 수 있기에,
팍팍하고 무미 건조한 나날중에 작은 달콤함을 나누는 날이 하루 쯤 있다는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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