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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뜰의 수난

뜨락 세상

by YOONiqueNY 2010. 6. 2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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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토끼가 콩이며 고추 모종을 먹는걸 목격 한 후, 자그맣게 마련한 화단에 뭘 심기가 겁이 나던 차에 큰 마음 먹고, 새로운 화단을 만들어 해바라기랑 오이랑 노란 애호박을 심었다. 작년의 경험으로 보아, 잎이 까끄러우 오이는 토끼가 먹지 않았기에 이래 저래 서로 보완하며 크라고 그렇게 옹기 종기 심어 놓았다.
그래도 맘이 놓이질 않아 매일 매일 들여다 보았는데, 한동안은 모두 무사.
아, 이것 저것 토끼 쫓는다는걸 뿌려둔게 효과가 있나보다. 하도 여러 방법을 써서, 도데체 뭐가 들여 먹혔들까 하고 궁금해 하던 어느날 오후, 집에 와 보니 해바라기 몇개가 사라져 버렸다.
무작정 토끼만 탓하면, 또 이것 저것 마구 뿌려 놓았지만 어김 없이 사라지는 해바라기들. 토끼는 보이지도 않던데..... 조금 이상 하다 생각 했다.
그렇게 너무 많아 고민이던 해바라기들은 점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고, 토끼가 먹은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여겨 다시 인터넷을 뒤지자, 땅속에 숨어 있던 해충들의 애벌레들이 그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애벌레를 죽이는 약, 토끼를 쫒는 화학제품들이 있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친환경적으로 키우고 싶어 해결책을 이것 저것 찾아 보았더니 이런 방법이 있단다.
 
- 땅속의 애벌레 해결책들.
- 플라스틱 병을 잘라 씌운다:  (내 경험 - 플라스틱 병 안으로 찾아 들어옴.)
- 두루마리 휴지 심지를 씌운다. 종이로 되어서 그냥 두면 흙으로 변함. (내 경험 - 흙으로 변하기 전에 물 묻고 약해져서 갈라져 틈생기고, 있으나 마나 함)
- 계란 껍질을 놓아 둔다: 깨진 계란 껍질들로 인해 몸에 상처가 나서 죽게 되거나 피한다고 함. (내 경험 - 첨엔 그래도 살자고 태어난 것들인데, 싶어서 안 쓰려 한 방법인데, 결국엔 계란 껍질을 뿌림. 계란 껍질의 효과 인지, 아니면 이미 모두 변신해서 날개 달고 날아 가 버린 후라 그런지, 일단은 피해 없음)


이래 저래 고생인 해바라기.
첨엔 벌레가 싹둑 잘라 먹었는데, 싹이 나길래 플라스틱 병을 씌어 두었더. 그 속에서 잘 자라나 싶었는데 토끼가 얌냠.


토끼가 아니란걸 증명한 것. 토끼는 저렇게 싹둑 잘라놓고 버려두고 가지 않는다.

어느날 결국 흔적도 없이 사랒져 버린 나팔꽃 싹.


애벌레 다음엔 다시 토끼.
토끼의 해결책은 결과적으로 울타리 밖에 없다. 매운 고춧가루를 뿌려두면 안 온다 하지만, 일단 고춧가루는 토끼들의 눈과 코로 들어 가기 때문에 죽이지는 않더라도 괴로울 수 밖에 없다.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 같은 셈)  토끼 괴로운건 둘째 치더라도 일단 비가 오고 나면 다 씻겨 내려 가기 때문에 계속 뿌려 줘야 한다.  늑대같은 동물들의 냄새가 나는 것들. 토끼도 괴롭겠지만 사람도 괴롭다. 대개 모든 토끼를 쫒는다는 것들은 사람들도 별로 싫어 하는것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일시적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집 뒷뜰에 오는 토끼들은 이제 그런것도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냄새 맡다 보니 맛이 들린건지 액젓이랑 고추 마늘 등등 섞어 만들어 뿌려도 뿌린 냄새 가기도 전에 와서 먹어 치운다. 김치를 두면 김치도 맛있게 먹을 넘 들이다.

대개는 사슴이 안먹는건 토끼도 안먹는단다, 대개는..... 저렇게 버젓이 사슴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팻말에 있건만,

토끼들, 싹 무시하고 드셔버림. 어흑.

양파랑 마늘을 심어 놓으면 근처에 안간 다더만... 헐... 저 뜯긴 파슬리 뒤에 있는게 양파거든요, 토끼님들.


토끼는 고춧잎도 좋아 한다. -.-

제법 자란 해바라기도 거의 남김 없이..... 휴, 쟤는 다시 싹을 틔우려나. 그냥 저대로 두고 있다, 마르지 않길래.

입이 잎에 닿은한은 맛부터 보시고. 그래도 다 안먹어 치운게 감지 덕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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