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테옹(Panthéon)
팡테옹은 사실 가고 싶은 리스트의 상위는 아니었는데, 가고 싶은 식당이 그 근처에 있어서 간 김에 그냥 들렀다.
원래는 성당이었는데, 지금은 유명한 프랑스인들의 무덤들이 지하에 있다.
가는 길 곳곳에 팡테옹 가는 길이라고 싸인이 있긴 한데, 가다보면 헷갈리고 가다보면 헷갈리고 바로 코앞에서 길가는 사람 잡고 물어 봤더니 손으로 가리켜 주었다지.
팡테옹 앞에는 광장이 있고 그 건너편에는 파리 대학이 있다. 대학교인 것 같긴 한데, 무슨 대학인지 몰라서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소르본 대학 법학부란다.
팡테옹 들어 가는데서 광장쪽을 바라보면 에펠탑이 보인다.
커다란 기둥이 가깝게 붙어 있길래 한번 무너뜨려 보겠다는 설정샷도 찍어 보고.
건물이 크니까 문도 크게. 하지만 인간에 맞춘 스케일은 아니지.
들어 가 보면 성당이나 묘지라기보다는 무슨 미술관이나 궁궐 같다.
이런 건물들은 천장하나 소홀함이 없다.
곳곳에 있는 반원 유리창은 저런 파스텔조의 반투명 격자창. 저런 색의 저런 디자인 창은 처음 봐서 독특하다 생각 했고, 왠지 내부의 화려함에는 별로 안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여기에서 푸코가 저 돔 꼭대기에서 실을 늘여 뜨려 지구의 자전을 입증 했다는 것 같은데, 보수 공사중인지 돔 아래는 안전망이 쳐져 있었다.
여기가 미술관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벽화들.
벽은 벽화로 채운다.
자, 일층을 대충 둘러 봤으니 지하 무덤을 보러 간다.
미로 같은 무덤 내부. 지하 입구에 누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와 이름이 표시 되어 있어서 자기가 찾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추려서 돌아 보는게 좋다. 너무 넓어.
이건 팡테옹을 처음 설계한 건축가의 무덤. 팡테옹은 이분이 살아 계실때엔 완성되지 못했고, 디자인도 나중에 조금 바뀌었다고 한다.
비어 있는 방들도 많았는데, 문을 닫아 놓기도 했지만 어떤 방은 문을 열어 놓아서 빈 내부도 볼 수 있었다.
무슨 용 같기도 한 장식. 뜻이 있는건지 없는건지는 모름.
이분들 무덤엔 장례식때 썼던 화환들이 아직까지 있다.
100년도 더 된 화환들. 1889년에 팡테옹으로 이장했다는데, 아마도 그 때의 화환들이겠지.
여기엔 루소가 잠들어 있다.
내가 찾고자 했던 퀴리부인의 묘.
먼저 돌아가신 남편 피에르 퀴리의 묘위에 마리 퀴리의 묘가 있고, 그 맞은편은 비어 있다.
왼쪽은 볼테르. 오른쪽은 레옹 강베타라는 프랑스 어느 정치인의 묘란다.
다시 일층으로 올라와 마지막으로 한번 다시 둘러 보는데, 모형실이 보인다.
뮤지엄패스로 들어 갈 수 있고 지나가는 길에 들린건데, 다음에 굳이 찾아 가진 않을것 같다.
처음 들어 갔을때는 높은 천정과 넓은 공간 그리고 거대한 벽과 천정을 가득 메운 그림들과 장식으로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되는 웅대함 같은게 느껴지긴 했는데, 지하에서 관광모드로 사진을 한참 찍다가 울 신랑 어느 유명인 이름이 새겨져 있는 벽 옆에서 문득, '근데, 왜 우리 무덤 앞에서 웃으며 사진 찍고 있는거지?'
물론 관광지이긴 하지만, 무덤이었다는걸 잠시 잊었었다.
그날 저녁 꿈자리가 그닥 좋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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