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처음 만든 눈사람. :)
추워서 나가기는 싫고 해서, 뒷뜰로 나가는 문 살짝 열고 쭈그리고 앉아서 맨손으로 쪼물락 쪼물락.
춥고 손시렵고해서 눈코입은 생략.
쪼그맣게 만들고 보니 뭔가가 아쉬워 제대로 크게 만들어 보려고 옷 갖춰 입고 나가려 했더니, 눈을 만져본 신랑이 크게 만들기엔 좀 푸석푸석 눈이 안뭉쳐 진단다.
나는 한국에서 남쪽 지방에서 자랐다. 눈이 제법 오긴 했지만, 시내 한 가운데 있는 아파트에서 자라서 눈사람을 만든 기억은 아주 어릴적에 찍은 사진 속 뿐이다.
내가 만든 최고로 큰 눈사람은 한국을 떠나기 전 아마도 마지막 겨울이었을까?
소위 말하는 겨울 엠티라는걸 갔던것 같다.
하도 오래되서 이젠 기억도 가물 가물.... 마지막 겨울이었는지, 그 전 겨울이었는지... 남의 동아리 따라 간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섞인것 같기도 하고.....
암튼, 그당시 엠티로 많이 갔었던, 이름이 무슨 호수 였던가... (이런, 이름도 기억이 안나. 흑)
한 밤중에 나가서 눈 싸움 하다가, 아마도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 했던가.... 해서 덩달아 만들었다. 여자 눈사람 남자 눈사람 쌍으로 실제 사람 키 만큼 크~게. 달빛아래서 함께 있어 좋은 사람들과 시끌 시끌 떠들어 가며.....
그렇게 만들어 놓은 눈 사람들이 겨울 내 그곳을 지키길 바라며, 아마도 손대지 말라고 경고문도 눈위에 써 놓지 않았었을까.
헌데, 다음날 아침 나가 봤더니, 눈사람들이 사라지고 없다. 알고 봤더니, 우리가 길 한가운데다가 만들어 놓았던 거다.
그렇게 내 기억 처음이자 한국에서의 마지막 커다란 눈사람은 잠시 서있다 사라지고 말았다.
이젠 가물가물 해 져가는 기억이지만, 눈사람만 보면 그때가 생각 난다.